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직 사퇴…취임 146일 만

2024-12-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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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아닌 나은 길 찾으려 노력했지만 실패"

"尹 탄핵 찬성, 고통스럽지만 후회하지 않아"

"이재명·민주당, 범죄·폭주 정당화될 수 없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폭풍에 따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한 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한 대표는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더 이상 당대표로서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은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탄핵이 아닌 이 나라에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은 12월 3일 밤 당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 먼저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 저는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그날 밤 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 다음날 아침부터 거리로 나온 우리 시민들과 젊은 국민들 사이에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 수 있다"며 "그날 밤 저는 그런 일을 막지 못할까봐 너무나도 두려웠다. 아무리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도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위대한 나라와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저께(14일)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격앙된 사퇴 요구를 받고 나올 때 어느 젊은 기자 한 분이 제가 당대표에서 쫓겨나는 이유가 된 이번 탄핵 찬성에 후회하느냐고 물었다"며 "잠깐 동안 많은 생각들이 제 인생의 많은 장면들이 스쳐갔다"고 생각에 잠겼다.

그는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들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한 대표는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폭주와 범죄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이 대표 재판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고 지적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비롯해 탄핵 필요성을 거듭 주장한 바 있다. 탄핵 부결 당론에도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발생하며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친윤계 중심으로 '한동훈 책임론'이 불거졌다.

한 대표는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으나 7월 전당대회에서 러닝메이트로 뛰었던 친한계 핵심 장동혁·진종오 의원 등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퇴하면서 당 지도부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한 대표는 정계 입문 1년 만에 여당 대표 자리에서 두 번 내려오면서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겪게 됐다. 그는 4·10 총선 참패 결과에 책임을 지고 4월 11일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내려놓았으나, 7월 전당대회로 대표직에 복귀한 뒤 22대 국회에서 거대 야당을 상대하면서 성공적으로 당을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친윤계 입김에 밀려 당내 세력화 실패라는 한계를 남기기도 했다.

한 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당대표 자리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을 전망이다. 권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친윤계 중심으로 지도부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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