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가 된 층간소음을 해결해 아랫집 눈치 보지 않고 편히 지낼 수 있는 아파트 주거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스마트 건설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LH서울지역본부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LH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층간소음 1등급 저감기술' 개발에 대해 이 같은 포부를 내비쳤다. 정운섭 본부장은 "층간소음은 국내 최초로 아파트를 들여온 LH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적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LH는 중소기업 등이 보유한 다양한 기술요소들을 결합해 연구하고, 실제 현장 실증을 통해 층간소음 1등급 기술 모델을 완성했다. 슬래브(아파트 바닥 콘크리트)와 완충재, 난방배관이 들어가는 상부 몰탈(시멘트에 모래를 섞어 강도를 높인 것) 모두에 소음저감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정 본부장은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전담팀을 신설했으며,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관련부서와 현장 등 전사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며 "지난해 1월 양주회천부터 현재까지 8차에 걸쳐 1347회 테스트를 진행하고, 47개 기술모델을 발굴해 1등급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개발된 기술과 달리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즉시 적용 가능한 범용적 기술이라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LH는 1등급 기술 개발을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내년 공공주택 설계에 본격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 'LH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에 건립한 층간소음 시험시설 '데시벨35랩(Lab)'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시험시설을 민간에 개방해 기술·공법 개발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법적으로 1등급 소음성능 기준값이 37dB인데 1등급을 뛰어넘겠다는 의지와 약속을 담아서 '데시벨 35랩'이라고 이름을 붙였다"며 "1등급 기술개발은 물론 정부 사전인정에 필요한 소요기간이 기존 2년에서 6개월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층간소음 기술을 적용하면 분양가 부담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최대한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기존 층간소음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 시 기본형건축비 대비 1.7% 수준인 가구당 300만원 정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공사비 상승분은 정부의 지원과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닥 두께를 더 얇게 하면서도 1등급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면서 층간소음 문제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LH는 기축 아파트에도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들을 개발해 적용하고, 벽간 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새로운 주택 유행에도 1등급이 적용하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 주택에 대한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