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상부 단체인 금속노조 결정에 따라 이날 오전 근무조(1직)와 오후 근무조(2직) 2시간씩 총 4시간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금속노조가 이날 제29차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총파업·총력투쟁 지침을 확정하면서 기아도 동참했다. 기아지부는 지난 5~6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확대 간부 파업으로 참여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는 내부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총파업으로까지는 번지지 않았지만 계엄령 이후 내려앉은 소비 분위기와 부분파업으로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가 지난 이틀간 부분파업에 나서면서 약 5000대 정도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현대트랜시스 등 부품사가 파업에 나서며 특근으로 계약 물량을 채워가고 있다. 기아의 부분파업까지 덮치면 그룹 차원에서의 생산 차질 물량은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다 정국 혼란으로 판매 시장에 찬물이 끼얹어지며 연말 특수, 마케팅 등에도 제약을 받으며 판매에도 발목이 잡힐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통상 연말은 차 밀어내기를 통해 실적을 키워야 하는 시점이다. 현대차·기아·KG 모빌리티·르노코리아·GM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 1~11월 내수 판매량은 123만7894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 줄었다. 11월까지 현대차는 국내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어든 64만3687대를, 기아는 4.8% 줄어든 49만5814대를 판매했다.
현재 현대차·기아 판매 대리점에는 생산차질에 따른 별다른 공지가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납기일이 지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내수 판매가 줄어들며 재고가 쌓여있기 때문에 소비자 납기일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국내 시장이 위축되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쌓아야 하지만 불안정한 정국이 지속될 경우 이마저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와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면 신차 출시 시기도 불가피하게 조정해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가뜩이나 국제사회가 혼돈에 빠져 있는데 수뇌부 역할을 하는 여야의 정치적 갈등으로 기업의 국제적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