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나도 팔걸"…4대 금융 '우리사주조합', 계엄령에 4530억 증발

2024-1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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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후 14조 줄어든 시총…자사주 모으던 행원들, 반등 기대도 '글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우리사주조합이 비상계엄령 이후 떨어진 주가로 4500억원 넘는 자금을 한순간에 잃었다. 올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대감에 자사주를 사 모았지만, 주가가 더 오르길 기다리던 은행원들은 당분간 매도도 힘들어지게 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비상계엄령 직전인 지난 3일 대비 9.9~18.2%의 낙폭을 기록했다. 전체 시가총액 합계도 같은 기간 99조9499억원에서 85조9585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이후 약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4대 금융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다. 비상계엄령 해제에도 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탓이다.
 
이른바 ‘밸류업 우등생’으로 불리며 기업가치 제고에 힘써왔던 4대 금융 주가는 순식간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앞서 올해 들어 4대 금융은 금융당국에 발맞춰 밸류업을 추진해 왔다. 가장 먼저 지난 7월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신한금융이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지난 10월 KB·하나금융이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담은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나 그간 밸류업 효과를 기대하고 자사주를 사 모으던 우리사주조합도 손실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미 비상계엄령 이후 현재까지 우리사주조합은 주가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봤다. 올해 6월 말 기준 보유 주식 수를 기준으로 하면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8197억원에서 6707억원으로 지분가액이 줄었다. 이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1448억원, 1248억원, 하나금융은 343억원의 손실을 봤다. 4대 금융 우리사주조합의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모두 더하면 4530억원에 달한다.
 
통상 은행원들은 소득공제 등을 목적으로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 역시 자사주 매입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경영진들은 책임경영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한다.
 
은행원들은 당분간 자사주를 매도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주가가 언제 반등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정국 혼란을 이유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4대 금융의 경우 주가를 회복하기는 더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실제 계엄령 직후 4대 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매도세로 인해 하락했다. KB금융은 지난 3일 78.04%에서 9일 77.18%로 낮아졌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60.98%에서 60.61%로, 하나금융은 68.17%에서 68.13%로 떨어졌다. 우리금융도 45.83%로 낮아지며 0.04%포인트의 낙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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