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어 코리안] 은퇴 생활비 336만원 "준비됐다" 8%…실버계층 57% 살림 빡빡

2024-12-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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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은퇴보다 4.5년 빨라

근로연령층 불평등 개선됐지만…은퇴연령층서 악화

 
노인의 날인 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길을 지나고 있다
노인의 날인 10월 2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길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소득 분배 지표가 소폭 개선됐지만 은퇴 연령층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전 가구 중 노후 준비가 됐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이미 은퇴한 가구의 57%도 생활비가 부족한 상태라고 답했다. 

9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는 83.0%로 예상 은퇴 연령은 68.3세였다.

이들이 생각하는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적정 생활비는 336만원으로 전년보다 11만원 올랐다. 다만 노후가 '준비 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8.4%에 그쳤고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인식하는 가구는 52.5%로 절반을 넘었다.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는 전체의 17%로 실제 은퇴 연령(62.8세)이 예상 은퇴 연령보다 4.5년이나 빨라 노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가구 중 가구주와 배우자의 생활비 충당 정도가 '여유 있다'고 답한 비중은 10.5%에 불과했고 '부족하다' 응답은 57.0%에 달했다. 생활비 마련 방법은 공적 수혜금(31.9%), 공적 연금(29.5%), 가족의 수입 등 용돈(24.3%) 등 순이었다. 

지난해 은퇴 연령층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80으로 전년도에 비해 0.003 하락하며 분배 지표가 소폭 개선됐다. 

은퇴 연령층의 소득 5분위 배율은 7.11배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근로 연령층의 소득 5분위 배율이 4.93배로 0.05포인트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더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적 빈곤율은 처분가능 중위소득의 50% 이하에 속한 인구 수를 전체 인구 수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전체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전년과 같았지만 은퇴 연령층은 39.8%로 0.1%포인트 증가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빈곤 수준이 높았다. 은퇴 연령층 남성의 상대적 빈곤율은 33.3%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증가했고 여성은 44.8%로 0.2%포인트 감소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내년부터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정도로 노인 인구가 많은데 절반 이상 은퇴 연령층의 노후 준비가 미흡하다는 건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연금개혁을 통한 소득대체율 상향 조정과 정년 연장 등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각종 사회적 대화를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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