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을 찾아 확장재정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 정책 행보를 펼쳤다. 이 대표의 고향이기도 한 TK는 전통적으로 보수 세력이 강하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에서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일정은 이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외연 확장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표는 2일 오전 대전 중구에 있는 대구시당 김대중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가계, 기업, 정부 3주체 중에서 불황기에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정부의 재정밖에 없다"며 정부를 향해 확장재정 정책을 주문했다.
정부안보다 4조1000억원을 삭감한 '2025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두고 정부·여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대표는 "어디에 쓰는지 모르는 특수활동비를 삭감한 것"이라며 "이것 때문에 살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건 당황스러운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 경제가 참 어려운데,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3조원 가까이 돈을 빌려주기로 했고 얼마 전 싱가포르에는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쾌척했다"며 "대한민국 경제, 서민 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 돈들인가. 대구 신공항 문제 등을 해결하고도 남을 돈"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TK 방문은 이날까지 양일간 진행됐다. 앞서 전날 경북 안동시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난 이 대표는 "지역 경제가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하고, 돈이 돌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화폐로 돈이 순환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며 자신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 사업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이번 이 대표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며 보수 지지층의 민심을 흡수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5~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25%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에서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6%포인트(p) 내린 35.8%를 기록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도 반사 이익을 얻지 못한 수치다.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0.3%p 오른 45.2%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32.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조사는 무선 97%, 유선 3%의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3%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8일에는 전남 나주시에서 '쌀값 안정화를 위한 농민 간담회'를 개최하고, 9일에는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호남 텃밭'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