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연일 요직에 자신의 사돈을 지명하며 ‘가족정치’에 나섰다. 트럼프가 첫째 딸 시아버지를 주프랑스 대사로 지명한 데 이어 둘째 딸 시아버지까지 아랍·중동 문제 선임 고문으로 발탁하자 족벌주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1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레바논계 미국인인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중동 문제 선임 고문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불로스는 유능한 변호사이자 재계에서 크게 존경받는 지도자로 국제 무대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선 선거운동에서 자산으로 아랍계 미국인 커뮤니티와 새로운 연합을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는 “불로스는 거래 해결사이자 중동 지역 평화에 대한 확고한 지지자”라며 “그는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강력하게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가 두 딸의 시아버지를 이례적으로 요직에 기용하기로 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가족 구성원에 의지해 온 전례를 집권 2기에도 계속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예전부터 가족들에게 정치적 역할을 맡겨 이해 충돌과 족벌주의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고 CNN은 지적했다. AP통신도 “트럼프는 자신의 두 번째 행정부 역시 가족과 친척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1기에는 이방카와 그의 남편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근무하며 주요 정책에 영향력을 미쳤다면 2기에는 첫째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와 둘째 아들 내외인 에릭과 라라가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면서 실세로 부각됐다.
족벌 정치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백악관은 트럼프가 임기가 남은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기로 하고 후임에 충성파 인사를 발탁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ABC방송 등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가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FBI 국장으로 기용한다고 밝힌 데 대해 “FBI는 정치와 무관한 독립된 기관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FBI 국장 임기는 10년으로 현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 임기는 2027년 8월까지다. 레이는 취임 후 트럼프 1기 당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위협에 대한 의회 증언 등으로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의 비판을 받았다. 반면 파텔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를 ‘철벽 보호’하며 트럼프와 가까워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새 대통령이 FBI 국장을 자신의 선호에 맞게 선택하는 건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일탈이자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불법 총기 소지와 탈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해 “내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소됐다”며 임기 한 달여를 앞두고 전격 사면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