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모시기' 이제 끝물…노조 목소리 커지는 IT업계

2024-1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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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보기술(IT) 업계에 ‘개발자 모시기’ 열풍이 꺾이면서 노동조합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당시에는 이직이 활발하게 이뤄져 대다수 직원이 노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IT업계는 한때 ‘노조 불모지’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자 채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노조 가입을 통한 회사 내 권리 확보에 나서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노조 리스크’라는 부담 요인이 더해진 셈이다. 인공지능(AI) 중심의 미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IT업체들의 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채용 플랫폼 ‘원티드’를 운영하는 원티드랩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개발직군 인력 1만7000명의 평균 연봉은 7768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평균 연봉(7911만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연봉 하락 현상은 개발 경력 10년 차 이상 ‘팀장급 인력’을 중심으로 가시화됐다. 10~12년 차 평균 연봉은 지난 1분기 8026만원에서 3분기 7511만원으로 500만원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12년 차 초과 인력 평균 연봉도 9623만원에서 9328만원까지 후퇴했다. 물가 상승률까지 감안하면 구직자들이 느끼는 연봉 감소 폭은 더 크다.
 
전체적인 채용시장도 얼어붙었다. 원티드에 공고된 지난 9월 채용 모집 게시물은 3698건으로 전년 동기(4443건)보다 16.8% 줄었다. 여기에는 지원자가 총 15만9938명 몰렸지만 합격자는 단 808명에 불과했다.
 
이처럼 개발자 몸값이 낮아지는 것과 비례하게 노조 입김은 커지고 있다. 과거 이직을 통한 연봉 상승을 노렸던 이들이 이제는 노조로 시선을 돌려 ‘권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노조 가입률은 나란히 50%를 넘겼다. 카카오는 노조가 들어선 지 6년 만이다. 노조에 절반 이상 직원이 가입하면 협상력이 달라진다. 근로자들을 대표해 근로 조건과 임금 조정을 비롯한 의사 결정에 나설 권리가 생긴다. NHN과 넷마블 등에도 노조가 결성됐다. 이로써 대형 게임사로 분류되는 3N(넥슨,엔씨스프트,넷마블)에는 모두 노조가 생겼다.
 
이는 결국 IT업체 ‘경쟁력 악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장기 경쟁력 확보 목적의 비용 절감, 조직 개편 등을 추진 중인 상황에 다양한 부분에서 노조와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앞서 ‘재택근무 폐지’를 공식화했다가 노조 측 반발로 무산됐다. 대신 재택근무 주 1회를 보장하고 비과세 식대 20만원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 게임업계는 연봉 인상, 구조조정 등 부분에서 노조와 꾸준히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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