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규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다음달부터 소득 요건이 완화된 신생아 특례 대출과 수도권 아파트 대상의 디딤돌 대출 한도축소가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수도권 부동산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2일 대출 신청분부터 신생아대출 소득 요건을 현행 부부합산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완화한다고 28일 밝혔다. 신생아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가격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가 대상 주택이다.
한쪽에서는 대출 요건을 완화하고, 다른 쪽에서는 한도를 축소하게 되면서 대상자가 한정적인 신생아 특례대출보다는 대출 한도 축소가 더 시장에 강력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665건으로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9월(3112건) 이후 두 달 연속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9196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1485건으로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3000건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디딤돌 대출의 대상이 되는 5억원 이하 주택이 몰려있어 정책 대출 의존도가 높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에선 거래가 특히 줄었다. 노원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7월 741건에서 10월 278건으로 7월 대비 절반 넘게 줄었고, 도봉구 역시 7월 239건에서 10월 139건으로 감소했다. 강북구 역시 7월 133건에 이르다가 10월 81건으로 감소했다.
내달 디딤돌 대출이 시행될 경우 서울 외곽 지역과 수도권 지역의 거래량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월 1만5858건→8월 1만3672건에서 대출규제가 본격화된 9월 8076건으로 약 40% 감소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부의 대출규제 시행으로 인해 거래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거래량이 최근 저점이었는데 그 정도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