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의 동력이 약해진 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미국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1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7.33포인트(0.47%) 내린 43,750.8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6.21포인트(0.60%) 밀린 5,949.17,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23.07포인트(0.64%) 떨어진 19,107.65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 대선 직후 트럼프 체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지수를 밀어 올렸으나 단기 급등으로 차익 실현 욕구가 강해진 모습이다. 가장 강력한 트럼프 수혜주였던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은 이날 1.37% 밀렸다.
파월 의장이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시사한 것도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파월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후원한 초청 강연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 인사들은 물가 흐름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상태"라며 "앞으로 수개월간 기준금리를 천천히 신중하게 내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는 우리가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그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강한 만큼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다른 연준 인사들도 신중론에 보조를 맞췄다. 토마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0년물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어떤 부분을 차지했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불확실성은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데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짚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만약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을 중단시키거나 인플레를 가속하는 리스크가 높아지면, 우리의 정책금리 인하를 멈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현재 경제 여건은 디스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느려지는 동시에 노동 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세금 공제를 종료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테슬라는 6% 가까이 떨어졌고 리비안은 14% 급락했다.
디즈니는 기대를 웃돈 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6% 넘게 올랐다. 반도체 장비 업체 ASML도 2030년 실적 목표치가 낙관적으로 나오면서 3% 가까이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급락 흐름을 딛고 이날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엔비디아와 TSMC가 강보합을 보였으며 퀄컴은 2%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