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나란히 순이익 2조원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새 회계제도 ‘IFRS17’ 효과에 힘입어 보험 해지율이 높아지는 한편 순이익도 커지면서다. 다만 금융당국이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을 높게 잡을 수 없도록 방침을 정하면서 올해 연간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3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오는 14일 삼성화재, 15일 삼성생명 순이다. 양사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삼성생명 6062억원, 삼성화재 539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7.5%, 26.0% 성장한 수치다.
특히 기존과 달리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평가하는 시점에서 현재 가치)로 평가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 순이익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해지율 등 가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이익 등 재무제표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보험사의 이른바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예컨대 무·저해지 보험이 완납되기 전까지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높은 해지율을 가정해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릴 수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높은 실적에도 이러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 계약에서 미래에 얻을 수 있다고 추정하는 미실현이익의 현재 가치다. 보험사가 해지율을 높게 잡을수록 향후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이 적다. 실적 개선을 위해 일부러 해지율을 높게 잡아 이익을 부풀릴 수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러한 IFRS17 효과에 힘입어 올해 연간 순이익에서 나란히 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올해 연간 순이익은 삼성생명이 2조3861억원, 삼성화재가 2조1856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삼성화재가 2조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는 건 사상 처음이다. 삼성생명은 앞서 2016년(2조543억원) 이후 8년 만에 2조원을 넘게 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최근 가장 쟁점이던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을 완납 시점 기준 0%에 수렴하도록 하는 원칙모형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순이익 확대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당국은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등 주요 계리 가정 방침을 올해 말 결산부터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