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트럼프 시대] 대선 끝, 정부 요직 경쟁 시작

2024-11-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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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강경파 인물 대거 등용 가능성

머스크,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등 외부 인사들도 중책 가능성

'친족 정치' 재개 여부 눈길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연설 단상에 같이 오른 그의 가족과 측근들사진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대선 승리 연설 단상에 같이 오른 그의 가족과 측근들.[사진=AFP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이제 트럼프 2기 요직을 향한 경쟁이 시작됐다. 내년 1월 20일 있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인선 작업이 본격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2기 정부에 탑승할 인물들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의 측근들이 차기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특정 요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트럼프 이너 서클(내부 관계자)에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2기 인선 작업은 트럼프 1기 주요 관리들이었던 존 매켄티 전 백악관 인사수석과 클리프 심스 전 백악관 특별보좌관 등이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의 대통령 인수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하워드 루트닉과 린다 맥마흔은 이미 대선 전에 일부 차기 요직 후보자들과 만남을 가졌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는 인사 결정에 있어 이너 서클의 의견을 매우 중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상원의원을 깜짝 발탁했을 때에도 자신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조언이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루트닉 위원장은 올해 인선 작업이 트럼프가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2016년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는 초기 내각을 공화당 주류 인사 및 기업인들 중심으로 채웠으나 이들은 결국 트럼프 본인 혹은 대중과 마찰을 빚은 경험이 있다. 이에 AP는 "이번에 트럼프는 (인선에서) 충성심을 최대한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이는 그가 자신의 이념적 믿음과 개성 있는 업무 스타일에 보다 적합한 인물들을 뽑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로이터,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 폴리티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국무장관, 국방장관, 재무장관, 상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요직에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인물들로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빌 해거티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를 적극 지지하는 동시에 대중 강경파라는 특징이 있다. 트럼프 2기의 외교 및 경제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중 해거티 의원은 지난 9월 상원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며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한 인물로, 당시 "우리 3국 간의 깊은 경제적 유대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을 더욱 강화하리라는 것이 나의 굳은 믿음"이라고 역설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지난 9월 한 대담에 출연해 "우리 동맹인 한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인데, 이 수치를 미국처럼 3% 혹은 3.5%까지 올려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의 부담을 동맹국들과 나눌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콜비 전 보좌관은 지난 3월에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거론했는데, 그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워싱턴 선언이 확장 억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부 참여 여부도 관심사이다. 트럼프가 대선 승리 연설에서 "스타가 탄생했다. 바로 일론이다"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던 머스크는 지난 7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정부효율성부(가칭)'라는 부서를 신설하고 그 수장이 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트럼프도 동의한 이 구상은 연방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 비용 감축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부서를 설치한다는 것으로, 이미 비용 감축으로 정평이 난 머스크의 성향과 잘 맞는다는 평가이다.

또한 대선 도중 중도 포기 후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로부터 보건 관련 공직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백신 비판론자로도 유명한 그는 트럼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어떤 측면에서 식품의약국(FDA) 내 영양부와 같은 곳은 부서 전체가 나가야 한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일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보건 정책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이 외에 트럼프의 가족이 정부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1기 당시에도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내 요직에 앉히며 '친족 정치'를 펼친 예가 있다. 트럼프는 작년에 "가족들이 너무 힘들다"며 자신의 자녀가 2기 정부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이번 선거 유세 중 여러모로 활약한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요직을 맡을 가능성도 나온다.

전 공화당 여론 조사 전문가이자 여론 조사 기관 노스스타오피니언리서치 회장인 휘트 아이레스는 "새 정부에서 직책을 원하는 트럼프 가족이 정부에 합류할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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