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디케이앤디, 에스트래픽, 에프앤가이드를 포함해 3곳으로 집계됐습니다. 밸류업 공시를 올린 코스피 상장사 23곳과 확연히 대비되는 수치입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상장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문 공시 번역 지원과 밸류업 공시 컨설팅이 서비스를 무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기준은 코스피 기준 자산총액 3000억원 미만, 코스닥 기준 자산총액 1500억원 미만입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들은 밸류업 공시를 원해도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공시 수립 단계부터 전반적인 지원을 제공합니다. 가령 밸류업 공시를 추진하려는 기업에 개별 기업의 업종과 특성을 반영한 '주요 분석 대상 지표'를 제시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요 분석 대상 지표 제시'는 예를 들어 제조업의 경우 단순히 PBR만을 지표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산업별로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 계획을 세울지, 배당 성향을 고려할지, 혹은 ROIC(투하자본수익률), ROA(총자산이익률) 등 다양한 지표를 기준으로 공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거래소는 지난 28일 코스닥 법인들을 대상으로 '올해 코스닥 상장법인 CEO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코스닥 상장법인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 공시 절차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시장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들의 밸류업 동참이 저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밸류업 공시를 하려면 재무 지표를 바탕으로 중장기 경영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데다가, 자율사항이라 코스닥 상장사 입장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업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 밸류업 계획을 담아야 합니다. 오는 2026년부터는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확대되지만, 코스닥 상장사는 예외입니다.
내년 사업계획이 완전히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밸류업 공시를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정 공시에 대한 리스크가 기업들의 참여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코스닥 상장사 IR 관계자는 "밸류업 공시를 정정하게 되면 그 리스크를 코스닥 상장사가 감내해야 한다. 사업연도가 끝나는 시점에 사업 계획을 세우고, 밸류업 정정 공시를 피할 수 있는 내부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다 보면 최소 3개월은 소요된다. 밸류업 분위기에 편승하고자 연말까지 밸류업 공시를 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