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4월 4·10총선 참패 원인을 두고 '불안정한 당정관계'를 첫손에 꼽았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각종 이슈로 정권심판론에 불이 붙었지만, 당이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정부 기조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이다.
당 총선백서특별위원회는 28일 '22대 총선백서: 마지막 기회'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고 136쪽으로 된 백서 전문을 공개했다. 총선 참패 201일 만이다. 당초 6월말 발간 목표로 작업을 진행했지만 7·23 전당대회 일정 등이 겹치면서 출간이 지연됐다.
특히 특위는 설문조사 결과 이종섭·황상무 이슈(8.90점), 대파 논란(8.75점), 김건희 여사 이슈(8.51점), 해병대 채 상병 이슈(8.24점), 의대 정원 확대(8.09점) 순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미완성의 시스템 공천'도 주요 패배 원인으로 거론됐다. 특위는 "경선·결선 기준이 다소 비합리적이었고, 현역의원 재배치나 국민추천제와 같이 기존 원칙과 기준에서 벗어난 공천 사례들이 발생했다"면서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사천 논란 등 절차적 문제와 확장성 부재를 야기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6대 개혁 과제로 △당의 정체성 확립 및 대중적 지지기반 공고화 △미래지향형·소통형 조직 구조로 개편 △빅데이터 기반 정책 개발 및 홍보 역량 강화 △공천 시스템 조기 구축 및 투명성 강화 △취약지역 및 청년·당직자 배려 기준 구체화 △비전을 가진 싱크탱크, 미래를 위한 준비 등을 제시했다.
조정훈 특위 위원장은 "앞으로 저희가 어떻게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이기는 정당이 될지 백서에 참여한 1000여명 가까운 분들이 가르쳐줬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대표는 "평가는 백서가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며 "연금, 의료, 교육, 노동 4대 개혁 추진에 박차를 가하라"고 비서실과 내각에 지시했다.
정혜전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연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속도를 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는 "우크라이나, 중동 지역 등 최근 고조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경제 불안 요인에 대한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민생과 관계없는 정쟁에 개혁 추진이 가려져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이 언론의 주목을 받아야 개혁 동력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