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참패 원인을 담은 국민의힘의 총선백서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여부 및 대응은 지난 총선에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 백서 결과를 보고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백서를 공개했다.
특히 당정 관계 및 현안 평가 항목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여부가 거론되며 눈길을 끌었다. 백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여부 및 대응은 지난 총선에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백서에 담긴 설문조사를 비롯해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명품백 제공자의 의도적 접근 및 불법적 촬영에도 불구하고 매우 비판적 여론이 조성됐다"면서 "이에 대해 사과를 포함한 적절한 대응이 없다는 사실도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백서는 7·23 전당대회 때 불거진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근거로 불안정한 당정 관계를 지적했다.
해당 논란은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총선을 지휘했을 당시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결심이 담긴 문자를 무시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시 경쟁 후보로 나섰던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를 통해 국민적 여론을 반전시켜야 했다는 이유로 리더십 부재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서는 "한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실과 김 여사가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며 "김 여사의 사과 같은 공적 이슈를 사적 채널로 소통하는 것은 당무 개입과 국정 농단으로 비판받을 수 있어서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등 적극적으로 반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과론적으로 볼 때 본 이슈에 대해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 모두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으며, 총선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당정 관계가 주요한 패배 원인이었음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본 이슈를 백서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 팀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며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문자 논란을 백서에 수록해야 한다는 주장과 선거 당시 아무도 몰랐고 결과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논란을 왜 수록해야 하느냐는 주장이 대립했다. 결국 문자 공방 내용을 경과까지 정리한 뒤 백서에 언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백서는 6대 개혁 과제로 △당의 정체성 확립 및 대중적 지지 기반 공고화 △미래지향형·소통형 조직 구조로 개편 △빅데이터 기반 정책 개발 및 홍보 역량 강화 △공천 시스템 조기 구축 및 투명성 강화 △취약 지역 및 청년·당직자 배려 기준 구체화 △비전을 가진 싱크탱크, 미래를 위한 준비 등 총 6개 과제를 제시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복해서 말씀드렸지만, 누구를 비난하기 위해 쓴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백서는 우리 당의 통합을 위한 초석으로 삼아 달라. 우리가 놓친 기회는 변명으로 덮지 말고, 똑바로 직면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