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한 달 남짓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 단일화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단일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0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안양옥 전 교총 회장, 윤호상 한양대 겸임교수(전 서울미술고 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6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진보 진영은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곽 전 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정 교수, 홍 전 교장 등 8명이다. 이 밖에 범진보계인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의원도 있다.
교육계에선 보수·진보 진영 단일화 여부가 선거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수 진영은 지난 세 차례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에 실패해 조 전 교육감에게 모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보수 진영에선 바른교육국민연합,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이 지난 5일 ‘중도우파 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꾸려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통대위는 서울시민 대상 여론조사 100%로 경선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 19∼21일 서울시민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를 거쳐 24일 단일 후보자를 선정한다.
하지만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을 주축으로 퇴직 교원·교장, 전직 서울시의회 교육위원,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2024 서울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제3기구’가 새롭게 출범했기 때문이다. 제3기구가 교원단체 지지를 받는 또 다른 후보를 보수 후보로 내세운다면 또 다른 분열 양상이 불거질 수 있다.
보수 후보인 선종복 전 서울시북부교육장은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출마 선언 기자 회견에서 "단일화하는 단체들이 단일화해야 한다"며 "여론조사를 두 번 해서 순위를 매기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인기투표일 뿐이다. 교사에게 여론조사를 받는 등 합의된 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 전 교육장은 통대위에 단일화 참여 희망 접수를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진보 진영은 순조롭게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를 출범하고 단일화 작업에 돌입했다. 진보 진영은 18일까지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경선 룰을 통일하는 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선거인단을 어떻게 구성할지, 선거인단 조사 비율과 여론조사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를 놓고 후보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치르는 선거인 만큼 단일화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특히 보수 후보들은 단일화 작업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보수 후보 3명이 50% 넘는 득표를 했지만 표가 분산됐고, 진보 단일 후보였던 조희연 전 교육감이 38.1%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은 25일까지, 후보 등록은 26∼27일이다. 보궐 선거일은 10월 1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