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에서 최근 여성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하거나 유포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 세계에 퍼진 딥페이크 성착취물 피해자 과반이 한국 연예인이라는 해외 보안업체의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사이버보안 업체인 '시큐리티 히어로'는 최근 발표한 '2023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이 딥페이크 음란물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인 딥페이크 피해자는 대개 가수, 배우 등 연예인이었다. 해당 업체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딥페이크 음란물에서 가장 많이 표적이 되는 나라"라며 "딥페이크는 엔터테인먼트·정치·허위조작정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되지만 어떤 국가에서는 특정한 형태의 딥페이크 콘텐츠, 특히 노골적인 콘텐츠에 더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딥페이크 음란물의 최다 표적이 된 개인 10명 가운데 8명이 한국인 가수였다. 1∼7위와 9위가 한국 가수였고 8위는 태국 가수, 10위는 영국인 배우였다. 보고서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피해자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가장 큰 피해를 본 한국인 가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 1595건에 등장했으며 총조회수는 561만회였다. 또 다른 한국 가수는 성착취물 1238건의 표적이 됐고 조회수는 386만5000회에 달했다.
딥페이크 음란물 피해자 99%는 여성이었고 94%는 연예계 종사자였다. 이번에 분석한 딥페이크 영상물의 98%가 음란물이었으며, 2022년 3725건이던 딥페이크 음란물이 2023년 2만1019건으로 464% 급증했다고 파악했다. 시큐리티 히어로는 "이 급격한 증가세는 딥페이크 포르노의 통제되지 않은 확장 정도를 나타낸다"며 "딥페이크 음란물은 일정 그룹의 개인이 조작적이고 종종 악의적인 목적에 따른 표적이 된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유명 인사인 경우가 많은 이들 개인은 딥페이크 창작자들의 시도를 정면에서 마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한국 정부의 딥페이크 음란물 단속 강화 움직임과 함께 이번 보고서 내용을 전하면서 "가짜 음란물을 생성·유포하는 텔레그램 기반 네트워크 적발은 한국이 전 세계적 문제의 진앙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