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 의장이 9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뉴욕 3대지수는 1% 이상 치솟았다. 엔비디아 등 거대 정보기술기업(빅테크)의 실적 기대감도 시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29.39포인트(1.09%) 오른 3만9721.36에 장을 마쳤다.
S&P500 부문 가운데 △임의소비재 0.65% △필수소비재 0.45% △에너지 0.72% △금융 0.42% △헬스케어 0.98% △산업 0.9% △원자재 1.34% △부동산 0.73% △기술 1.63%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69% △유틸리티 0.95%로 일제히 올랐다.
이날 S&P500지수는 6회 연속, 나스닥지수는 7회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파월 의장의 완화적 발언과 반도체주의 급등세로 시장은 달아올랐다. S&P500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600선도 돌파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나와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했다. 그는 여기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 2% 아래로 내리지 않더라도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이날 금리 인하를 "인플레이션이 2%에 완전히 도달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은 하방으로 움직일 것이고 아마 2% 밑으로 하락할 텐데 이는 우리가 바라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례적으로 물가상승률이 2%에 이르지 않고도 금리 인하를 기다리지 않겠다는 구체적 발언을 하면서 시장은 뜨겁게 반응했다.
기술주는 이날 증시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2.69%,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대 오름폭을 보였다. 테슬라도 이날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부는 실적 발표와 인수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대만 반도체 생산업체 TSMC도 2분기 매출이 월가 추정치를 뛰어넘는 206억7000달러를 기록하면서 3.5% 올랐다. AMD는 유럽 최대 민간 인공지능(AI) 랩 '실로AI'를 인수해 AI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3.87% 뛰었다.
서튜이티의 스캇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 방송에 "다소 거품이 낀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은 메가캡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이런 주가 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할 것이라는 신호는 없다"며 "S&P500 전체 시가총액 중 7~10개 주식이 30~40%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조정이 있다면 그 효과는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현재 한국 시간 기준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68.6%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감소로 1%가량 올랐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배럴당 0.69달러(0.85%) 뛴 82.10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42달러(0.5%) 오른 배럴당 85.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