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디즈니 세계관으로 구현된 크루즈 여객선이 이르면 2028년 운항을 시작한다. 도쿄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시 운영사인 오리엔탈랜드는 크루즈 여객선을 테마파크, 호텔 등 주요 사업에 이은 새로운 수익 창출 기둥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10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들은 디즈니 크루즈 여객선 사업에 약 3300억엔(약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오리엔탈랜드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꾸민 호화 크루즈 여객선을 2028회계연도(2028년 4월∼2029년 3월)에 취항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해당 크루즈 여객선은 약 14만t 규모이며, 약 1250개 객실을 갖추게 된다. 정원은 약 4000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취항 이후 당분간은 일본 수도권 항구를 모항으로 하는 2∼4박 단기 일정으로 운항될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은 1인당 10만∼30만엔(약 86만∼257만원)으로 예상된다. 향후 해외 취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미 1998년 디즈니 크루즈선이 취항해 5척이 운항 중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중해 및 카리브해를 운항하는 크루즈 코스는 신혼 여행 등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신문은 "(일본에서는) 취항 이후 연간 40만 명 정도가 탑승해 매출이 1000억엔(약 8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오리엔탈랜드는 일본을 거점으로 하는 이번 디즈니 크루즈 사업을 위해 미국 디즈니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도쿄 디즈니랜드, 디즈니시가 있는 지바현 우라야스시의 마쿠하리 지구는 더 이상 시설을 확충할 여지가 없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파크 이외의 사업 전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오리엔탈랜드는 1983년에 도쿄 디즈니랜드의 문을 연 후 2001년에 도쿄 디즈니시를 개업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약 3200억엔(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지난달에는 디즈니시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등을 주제로 단장한 새로운 구역인 '판타지 스프링스'를 개장했다.
오리엔탈랜드는 2023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28% 증가한 6185억엔(약 5조 304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8.9% 증가한 165억4000엔(약 141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20억엔(약 10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8.9% 증가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크루즈 여행 시장 자체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계획된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크루즈 여객선 이용자는 연간 3000만명을 넘어섰으며, 2027년에는 4000만명 가까이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