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역시 원·달러 환율 고공 행진이 이어질 공산이 큰 가운데 연간 기준으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사상 두 번째 고환율로 기록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평균 환율은 1349.50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기준으로는 1998년 상반기(1498.87원), 2009년 상반기(1350.93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지난 1월 1323.57원으로 출발한 월평균 환율은 4월 1367.83원으로 오르다가, 6월 1380.13원까지 치솟았다. 4월 16일에는 역대 네 번째로 장중 1400원을 터치하고, 6월 21일에도 1390원을 넘기면서 고환율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1300원대 환율이 일상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또 38년 만에 최저 수준(달러당 160엔 후반대)으로 추락한 엔화도 원화 가치 절하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일본과의 수출 경쟁 관계 등이 부각되면서 원화와 엔화가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상관 관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환율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슈퍼 엔저 역시 지속될 공산이 크다.
한은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과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연으로 원화 약세 요인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반기 환율 수준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1398.88원)에 이어 연간 기준 역대 두 번째 높은 환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경우 수출, 수입, 경제성장률 등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신융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국가들의 경제 성장 모멘텀과 회복 탄력성이 차별화되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도 "1200~1400원대가 원·달러 환율의 새로운 균형이라고 판단한다"며 "향후 환율은 3분기까지는 달러화의 추가 강세로 1400원대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