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68세 고령의 운전자가 역주행 사고를 내 9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노인 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페달 오조작에 따른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안전장치 의무화에 눈길이 쏠린다.
2일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달 28일 자동차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헷갈려 밟을 경우 사고를 막아주는 장치 장착을 자동 변속기 차량에 한해 의무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차 내에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주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표시되도록 한다.
일본에서는 2012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탑재된 차가 판매됐으며, 2022년에는 신차의 약 90%에 이러한 장치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인구의 29.1%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이다.
교도통신은 "의무화 시기는 (일본 정부가) 향후 검토할 것"이라며 "일본 국내 신차 대부분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이미 탑재돼 있다"고 전했다.
일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 사고 원인의 27.6%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혼동 등 '부적절한 조작'이었다. 75세 미만은 해당 비율이 9.9%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펴낸 '교통안전백서'에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 사고가 2년 연속 증가했으며, 사고 원인에서 페달 오조작 비율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높았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고령 운전자를 위해 안전 운전 지원 기능이 있는 이른바 '서포트카'(사포카)를 보급하고 있고, 노인을 대상으로 운전 면허증 반납도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7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면허 갱신 시 인지 기능 검사와 강습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