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조기 총선의 1차 투표에서 마리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이 예상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차 투표의 출구조사에서 RN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선 투표는 7월 7일 이뤄질 예정이다.
입소스, 엘라베, IFOP 등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RN은 약 34%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정당 앙상블은 20.5~23%를, 좌파 연합체인 신민중전선(NFP)은 약 29%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기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 프랑스는 27년 만에 역대 4번째 동거정부를 갖게 된다. 과거에는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정당이 연합해 극우나 극좌에 대항하곤 했으나, 지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프랑스 총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자가 없는 경우 득표율 상위 2명 후보 및 등록 유권자 수의 12.5%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들이 2차 투표에 진출한다. 이 결선투표에서는 최다 득표자가 승리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공화주의적이고 민주적인 후보자를 지지해 달라”며 앙상블에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를 이끄는 장뤽 멜랑숑 대표는 NFP는 RN의 압승을 막기 위해서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후보들을 결선투표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분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총리가 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헌법과 대통령직을 존중하는 ‘동거’ 총리가 되겠지만, 우리가 시행할 정책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차 투표를 통한 의석 예측은 매우 부정확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투표율은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해, 결선투표까지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입소스에 따르면 오후 3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으로 투표율은 약 60%에 달했는데, 이는 1986년 총선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 생명은 흔들릴 전망이다. 로이터는 “오랜 기간 외면받았던 RN은 권력에 가까워졌다”며 “르펜은 인종차별과 반유대주의로 유명한 정당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는 마크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 높은 생활비, 이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