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28) 앞에는 스타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어딜 가든 젊은 층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다. 그를 추종하는 이른바 '바르델라 마니아'는 그가 와인만 마셔도 열광한다.
바르델라는 정치인보다는 인플루언서에 가깝다. 그의 공식 일정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관리하는 팀이 항상 동행한다. 그의 인스타그램과 틱톡 계정 폴로어(팔로어) 수는 각각 65만명, 105만명에 달하며, 이들 대부분은 30세 미만이다. 바르델라가 과자를 먹거나 게임을 하는 쇼츠 영상의 조회수는 수십만 건에 육박한다.
인기의 이유는 더 있다. 전쟁, 인플레이션, 고용 위축 등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바르델라는 단호하게 말한다. 모든 문제의 해법은 강경한 이민 정책이라고 말이다. 기성 정치인들이 젊은 층의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는 불만이 폭발하는 속에서 SNS를 통한 바르델라의 소통은 청년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이는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다. 극우 독일대안당(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유럽의회 의원은 SNS 영상에서 “독일의 젊은 남성 3명 중 1명은 모솔(모태 솔로)이다. 진짜 남자는 극우 편에 선다. 이는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한다. 어처구니없는 그의 발언은 인기를 얻었고, AfD는 제2세력으로 부상했다.
청년들은 좌파를 지지한다는 게 통념이다. 5년 전만 해도 이는 맞았다. 당시 유럽 청년들은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녹색당을 지지했다. 유럽 극우가 오랜 기간 선거 연령 하향 조정에 반대한 이유다.
그러나 올해 통념은 빗나갔다. 이번 선거에서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투표 연령이 16세로, 그리스에서는 17세로 낮아졌지만 극우 바람은 더욱 거셌다. 친구처럼 대화하듯 소통하는 SNS 전략이 들어맞은 것이다.
SNS는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틱톡 금지를 외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부랴부랴 틱톡 계정을 열고 선거 운동에 나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