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될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의 인상 여부를 비롯해 인상이 이뤄질 경우 인상 폭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민수용 도시가스는 아직 원가 아래 가격에 공급되고 있어 인상 필요성이 있지만 에너지 요금은 인상 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전기요금은 분기별, 가스요금은 홀수달에 조정한다. 정부가 이번에 인상을 결정하면 실무 작업을 거쳐 7월 인상이 가능하다. 정부는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을 일단 동결했다. 총부채 200조원이 넘는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를 고려할 때 적절한 시기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 물가 부담을 고려해 현행 유지했다.
에너지 당국인 산업부는 가스 도입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 인프라를 책임지는 한국가스공사의 재무 위기가 가중된 만큼 적어도 공급 원가에 준하는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에너지 요금 인상과 관련해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스공사는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현재 미수금 규모는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가 불가능해 마치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물가 당국인 기재부는 가스공사의 재무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물가에 미칠 영향과 에너지 공공기관의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만간 하반기 기조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4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기관에 공공요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당부한 뒤 "공공요금은 민생과 직결된 만큼 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책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