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집단 다쏘에 소속된 계열회사인 다쏘시스템코리아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관련 소프트웨어의 국내 판매, 마케팅 등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기술도면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캐드(CAD) 소프트웨어인 솔리드웍스도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다쏘시스템코리아는 국내 기계 분야 3D 캐드 미들급 소프트웨어 시장의 40%가량을 점유하는 유력사업자다. 이들은 대리점 간 경쟁을 방지하겠다면서 2016년 10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특정 고객에 대한 독점 영업권을 대리점에 부여하는 '영업권 보호정책'을 시행해왔다.
구체적으로 솔리드웍스의 신규 라이선스를 영업하는 과정에서 특정 고객을 상대로 먼저 영업활동을 시작한 대리점이 있으면 다른 대리점의 영업활동을 제한했다. 또 유지보수 라이선스를 영업하는 과정에서도 유지보수 계약 중이거나 계약 만료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경우에는 다른 대리점들의 영업활동을 제한해 대리점 간 경쟁을 원천 차단했다.
특히 캐드 소프트웨어는 협력업체의 요구와 개발인력의 선호도에 따라 구매가 결정되는 만큼 최초 선택에 제약이 따른다. 특정 제품을 한 번 사용하게 되면 록인 효과가 발생하고 전환 비용이 상당해 다른 제품으로 변경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독점적인 영업권을 확보한 대리점은 선점 고객에 대해 가격과 서비스를 높이는 유인 자체가 사라진다. 또 선점 고객을 대상으로 대리점의 마진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공정위는 영업권 보호정책이 브랜드 내 경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경쟁제한 효과가 직접적이고 중대하지만 친경쟁적 효과가 불명확하고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행위금지명령과 통지명령 등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7억3800만원을 부과했다.
장혜림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경쟁과장은 "브랜드간 경쟁이 구조적으로 제한된 캐드 소프트웨어 시장의 유력 사업자가 대리점 간 유통경쟁을 차단한 행위에 대해 엄중 제재한 것"이라며 "관련 시장 내 가격·서비스 경쟁을 높이고 소비자의 후생 증대에 기여하는 한편 주요 고객층인 중소·중견기업의 피해를 중단시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