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아니라 축제죠 축제."(원모씨·40대·노원구 월계동)
"한강 횡단이 버킷리스트였는데 오늘 이뤘어요."(이모씨·34·영등포구)
이날 행사는 순위를 겨루는 데 초점을 둔 경기가 아닌 '축제'였다. 철인 3종 경기에 자주 참여해온 경험자들이 축제 분위기를 더 잘 느꼈다. 40·50대 수영 모임 '월사모(월계동을 사랑하는 모임)'을 이끄는 박모씨(50대)는 "회원들과 핀수영 대회도 자주 나가는데 오늘은 즐기러 왔다"며 "안전 요원도 있고 해서 처음 한강 횡단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이날 축제를 통해 버킷리스트를 이뤘다. 이씨는 "어머니가 먼저 한강 횡단을 하셔서 버킷리스트가 됐다"며 "처음이라 무서웠다. 한 달간 연습하고 왔는데 막상 오니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머니 박모씨(65)는 딸에게 '인증샷'을 찍어주면서 "10여 년 전에 한강 횡단을 완주했는데 딸이 해내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고 잘 키웠다는 생각이 든다"고 뿌듯해했다.
철인 3종 경기가 취미라는 현모씨(34·경기 고양시)도 이날만큼은 축제를 즐기러 온 마음가짐이었다. 현씨는 "날씨도 좋고 레인도 잘돼 있어서 재미있게 완주했다"며 "기록도 재지 않고 안전에만 집중하는 환경이라 쉬엄쉬엄 놀려고 왔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초심자도 수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 '안전 요원'에 대해 입을 모아 칭찬했다. 서울시는 철인3종협회와 함께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8차례 입영훈련·수상인명구조 모의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현씨는 "레인이 설치돼 있는 등 통제된 환경에서는 유속이 빨라서 떠내려 갈 뻔했는데 안전 요원이 잘 안내해줬다"고 말했다.
한강 횡단을 마치고 탈의실에 줄을 서 있던 원씨는 "기록 경쟁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왔다"며 "첫 번째 코스인 수영을 마쳤으니 3종 모두 안전하게 마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신 수트와 오리발을 갖춰 입고 상급자 코스에 도전했다. 오 시장은 "오늘 처음으로 한강을 종단해봤는데 생각보단 길었지만 한강 물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깨끗했다"고 완주 소감을 전했다. 그는 축제 첫날인 전날에는 수영 300m를 시작으로 상급자 코스 자전거(20㎞)와 달리기(10㎞)에 참여했다.
이번 축제는 시민들이 여유롭게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초급자 코스 수영 200m(뚝섬한강공원 야외 수영장) 또는 300m(안심생존 수영교육지원센터), 자전거 10㎞, 달리기 5㎞) △상급자 코스(수영 1㎞, 달리기 10㎞, 자전거 20㎞)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2개 부문에 1만명이 경기에 참가하는 등 총 10만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