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전세] "대기자 명단 만들 정도" 석달새 전셋값 2억 올랐다

16일 찾은 중구 신당동 '래미안 하이베르' 아파트 단지.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는 3개월 만에 전세 보증금이 8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사진=김슬기 기자 [e-mail]]

"앞으로 전셋값은 계속 오른다고 보시면 돼요. 물건 자체가 없어요."(서울 중구 신당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16일 중구 신당동 인근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요즘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고, 매물이 나오더라도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고 입을 모았다. 유동 인구가 많고 지하철역과 가까워 출퇴근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최근에는 매물 자체가 귀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구 신당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서 임박해서 입주를 하려는 분들 아니면 가격을 확정해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과 KB부동산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3개월 전과 비교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아파트 전세가격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중구로 3개월 전과 비교해 87.4에서 89.4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2024년 5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중구는 지난주 대비 전세가격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0.1→0.15)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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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래미안 하이베르'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6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 1월 5억2000만원에 갱신 계약된 전세 거래와 비교해 3개월 만에 8000만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신당동에 위치한 '약수하이츠' 전용면적 57㎡도 지난 2월 5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달 4일에는 보증금 6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중구 황학동에 위치한 '골드캐슬 3단지' 전용면적 29㎡는 지난 9일 3억원에 전세 갱신 거래됐는데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매매 가격 3억1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가격 차이가 1000만원에 불과해 전셋값이 매매 가격을 따라잡은 모습이다. 

중구 외에도 석 달 새 전셋값이 2억원 가까이 상승한 사례도 있다. 마포구 상수동 '상수두산위브' 전용면적 84㎡는 지난 3월 8억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직전 전세 거래인 1월에는 6억900만원에 거래됐다. 3개월여 만에 전세 가격이 2억원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최근에도 해당 단지 같은 평형대 전세 매물 호가가 7억5000만~8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마포구 상수동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대기자 명단을 만들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도 꿈틀거리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대우아파트 전용면적 32㎡는 지난 3월 20일 3억7150만원에 손바뀜된 뒤 같은 날 전세보증금 2억7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실제로 아파트 사는 데 들어간 돈은 1억150만원에 불과하다. 

전셋값이 매매 가격을 웃도는 ‘마이너스 갭’ 사례까지 포착된다. 인천 동구 '동산휴먼시아' 전용 84㎡를 지난 2월 초 2억2700만원에 매수한 집주인은 당일 2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