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개발해 전 세계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가 검색 엔진 시장에서 구글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오픈AI가 이르면 이번 주에 챗GPT 기반 자체 검색 엔진을 발표하고 구글에 도전장을 던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챗GPT 출시일을 정확히 예견해 오픈AI의 내부 관계자로 알려진 유명 정보기술(IT) 인플루언서 지미 애플스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5월 9일 오전 10시 오픈AI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모델 출시가 아니라 검색 엔진 발표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말부터 오픈AI 내에서 움직임이 크게 늘었다며 1월부터는 이벤트 직원을 고용했고, 지난 달 24일 이후에는 최소한 50개 이상의 내부 하위 도메인이 생성됐다고 사진 캡처 자료를 첨부해 전했다.
또한 미국 최대 스타트업 투자 기업인 Y(와이) 컴비네이터의 해커 뉴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오픈AI는 'search.chatgpt.com'이라는 새로운 홈페이지 도메인과 관련 SSL(보안 소켓 계층)인증서를 생성하고, 검색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해당 홈페이지는 아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공교롭게도 지미 애플스가 언급한 9일은 14~15일 예정된 구글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보다 불과 며칠 앞선 날짜이다. 따라서 해외 IT 전문 매체들에서는 오픈AI가 챗GPT 기반 검색 엔진을 발표하고,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실 오픈AI가 검색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예전부터 들려왔다. 지난 2월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주요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빙'의 지원을 바탕으로 구글에 대항할 AI 검색 엔진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구글이나 AI 검색 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서티 AI 등도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는 일반적으로 1~2개 정도의 문장과 관련 링크를 첨부한 AI챗봇과 검색 엔진의 혼합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디 인포메이션은 평했다. 그러면서 오픈AI가 개발 중인 새로운 AI 검색 엔진은 챗GPT보다 빠르면서도, 챗GPT의 강력한 요약 기능이 여전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3월에 과학 팟캐스터 렉스 프리드먼과의 인터뷰에서도 구글의 검색 엔진에 대해 "지루하다"며 "10개의 파란 링크, 그리고 13개의 광고, 그리고 다시 10개의 파란 링크뿐이다. 이것이 정보를 찾는 방식이다"고 혹평했다. 따라서 그는 구글의 방식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훨씬 더 흥미롭고 뛰어난 검색 엔진에 대한 개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검색 키워드 매칭 제한과 과도한 광고 등이 구글 검색 엔진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오픈AI 및 기타 경쟁업체들이 이를 어떻게 파고들지도 관심사이다.
한편 5일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4월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90.91%로 전월(91.38%) 및 전년 동월(92.82%) 대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개월 간 최고치였던 작년 5월(93.11%) 대비로는 2.4%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반면 생성형 AI 기능을 빠르게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 빙의 점유율은 전년 동월(2.76%) 오른 0.88%포인트나 오른 3.64%를 기록했다.
따라서 여전히 구글이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의 90% 가량을 장악하고 있지만 생성형 AI라는 변수로 인해 검색 엔진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