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대를 중심으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확산하면서, 대학가 내 긴장감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최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학생 100명 이상이 체포된 후 시위의 불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일대와 뉴욕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미시간대, 메릴랜드대 등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이날 경찰은 예일대와 뉴욕대에서 수십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컬럼비아 대학교는 시위 우려에 대면 수업을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뉴욕대 대변인은 이날 아침 약 50명의 시위대가 허가 없이 무질서하고 적대적인 시위를 벌였으며, 뉴욕대와 관련 없는 이들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산 요청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자리에서 뜨지 않아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예일대는 캠퍼스 내 광장을 점거하고 시위한 학생 47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학생들은 정학을 포함한 징계 조치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 학생은 예일대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량 학살을 조장하는’ 방산업체 관련 인덱스펀드 수천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예일대가 이 자산을 공개 매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예일대는 방산업체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조치를 취하는 것을 거부했다.
클로딘 게이 전 하버드대 총장 사임으로 긴장이 정점에 달했던 하버드대는 광장을 폐쇄하는 등 시위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고, 약 50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은 MIT의 시위에 동참했다.
지난 18일 100명 이상의 시위대를 체포한 컬럼비아 대학교는 이날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으며, 종교적 이유 등으로 학생들이 원격 학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민주당 소속 유대인 의원 4명이 컬럼비아대를 방문했다. 캐시 매닝 의원은 성명을 내고 의회가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쉬 고트하이머 의원은 학교가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컬럼비아대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대학교에서는 시위가 공격적 성향을 띠고 있다. 포모나칼리지의 학생 시위대는 이달 초 총장실을 습격해 체포됐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에서는 시위대가 유대인 변호사의 연설을 방해하고 창문 등을 깨뜨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대학교 이름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노골적인 반유대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대학 캠퍼스는 물론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든 (반유대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