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인공지능(AI) 전환에 서두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AI 컨트롤타워 조직인 태스크포스(TF) 운영 기한을 오는 9월까지 연장했다. 6개월 한시 조직으로 출범했지만, 신동빈 회장의 '특명'으로 그룹 전체가 AI 전환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운영 기간을 한차례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는 식품·쇼핑·호텔·화학 등 4개의 헤드쿼터(HQ) 산하 9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만큼 이번 TF 운영 연장을 통해 롯데월드나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의 계열사로도 AI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롯데지주는 지난해 9월 AI를 활용한 미래 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 산하에 TF를 꾸렸다.
TF에서는 그간 그룹 AI 전략 방향을 검토하고 계열사별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분석·기획하는데 집중해왔다. 그룹 내에서는 현재 롯데쇼핑, 롯데이노베이트,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 등에서 신제품 개발이나 물류 관리 등의 분야에 생성형 AI를 접목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라일락'(LaiLAC-Lotte ai Lab Alliances&Creators) 센터를 만들고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롯데이노베이트는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개발했다.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칼리버스에서는 하반기에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는 생성형 AI를 신제품 개발에 활용 중이다. 롯데케미칼도 AI 데이터 기반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TF는 단순히 사업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쟁력을 강화해 성과를 내는 데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AI를 도입한 계열사는 활용을 더 고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도출한 과제들이 현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이드도 제시할 계획이다.
1기 운영 기간에는 계열사별로 AI 과제를 발굴하고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면 2기에는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구체적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룹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각 계열사에 도입한 '아이멤버 커스텀 챗봇' 고도화 작업도 롯데이노베이트와 함께 진행 중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AI에 각별히 관심을 쏟고 있는 데다 운영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된 만큼 AI TF가 정식 조직으로 자리 잡거나 계열사별로 관련 조직이 꾸려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7일 최신 AI 트렌드 점검 및 그룹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AI+X 시대를 준비하는 롯데'를 주제로 ‘2024 LOTTE CEO(최고경영자) AI 콘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전 직원의 AI 역량 강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세미나와 포럼도 지속하고 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지난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