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감독 장준환)을 제작한 이우정 우정필름 대표가 향년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인의 부고 소식을 전했다. 심 대표는 "영화 '고지전', '1987' 등을 제작한 우정필름 이우정 대표가 별세했다고 한다"며 "투병은 오래했으나 너무 젊은 나이에 떠나서 황망하다"고 추모했다.
고(故) 이우정 대표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입관은 23일 오전 10시, 발인은 24일 오후 3시다. 그는 벽제 서울시립승화원을 거쳐 부산추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은 중앙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해 명필름에서 영화 기획과 제작 관련 업무를 해왔다. 특히 반전이나 인권 등의 가치를 담아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작품들로 관객들에게 울림을 선사했다.
그는 'YMCA 야구단'을 비롯해 한국전쟁 당시 미군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2010), '고지전'(2011), '쎄시봉'(2015)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지난 2002년 'YMCA 야구단'으로 제10회 춘사영화제 올해의 기획제작상을 받았다.
2017년 개봉해 723만명 관객을 동원한 '1987'은 그가 독립해 우정필름을 설립한 후 제작한 첫 작품이다. '1987'은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 항쟁까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1987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배우 김태리와 강동원, 김윤석과 하정우, 유해진, 박희순, 이희준 등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완성도도 출중해 호평을 받았다.
'1987'은 개봉 이듬해인 2018년 제55회 대종상영화제 기획상과 제3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제5회 한국영화제작협회상 작품상 등을 휩쓸었다.
수상 당시 이 대표는 "엄혹한 시대에 싸우셨던 분들이 응원해주고 힘을 주셨다. 1987년 6월 여러 민주투사분들 덕분에 이렇게 큰 영광을 안았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고인은 이어 2020년 ‘강철비2: 정상회담’을 제작했으며, 이후엔 뚜렷한 활동을 하지 못한 채 병마와 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