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주택의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데다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면서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에 월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내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207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새 가장 낮았던 지난해 4월 평균 월세(187만4000원)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20여만원이 급등한 것이다.
전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 가격도 이 기간 123만원에서 128만2000원으로 5만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월 서울 지역 아파트의 월세가격지수도 105.7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도 지난 1월 102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서울 오피스텔 월세도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가구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서울 내 오피스텔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해 4월 79만5000원에서 올해 1월에는 89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월세가격지수도 100.07로 201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40㎡ 이하 평균 월세의 경우 지난 1월 74만5000원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70만원을 넘어섰다.
오피스텔의 월세 상승으로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오피스텔 연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1월 4.35%를 기록한 후 올해 1월 4.78% 오르는 등 매월 전월 대비 상승을 보이는 중이다.
월세 상승 흐름은 전세 기피와 맞물린 측면이 있지만, 서울 내 주택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 인허가실적은 2만5567가구로 전년 대비 40% 가량 줄었다. 특히 인허가 물량 가운데 다세대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0.4%에서 지난해 2.3%로 축소됐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며 매수세가 임차 수요로 남은 상태에서 전세 사기 등으로 중저가 전세 수요가 월세로 몰린 영향이 크다”며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공급이 급감하고 임대차 물량도 영향을 받으며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