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여파가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침체로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사기 여파로 찬밥 신세이던 오피스텔과 빌라 경매 시장이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정책 지원 영향과 규제로 위축된 아파트 매매 실수요가 주거용 오피스텔과 빌라로 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4.7%로, 지난 7월(79%)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8월 22% 수준이던 낙찰률도 10월엔 30%까지 올랐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확대되며 그간 수요가 몰렸던 중저가 아파트의 매수세는 가라앉은 반면, 수도권에서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소형 오피스텔은 임대 수익과 실수요 등으로 응찰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1일 입찰이 진행된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주거용 오피스텔인 ‘광교센트럴푸르지오시티’ 전용 23㎡ 물건에는 총 23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낙찰가는 1억3353만원으로, 감정가의 86%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경기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파크자이’ 전용 25㎡ 입찰에 무려 31명이 응찰에 나서 감정가의 86% 수준인 1억3868만원에 매각됐다.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희스타힐스오피스텔’ 전용 25㎡에도 이례적으로 23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의 94% 수준인 1억9019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빌라(다세대·연립) 경매도 서울을 중심으로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도는 사례가 나오는 등 꿈틀대고 있다. 지난 7일 양천구 신정동 다세대 주택 타임아트빌 전용 29㎡ 매물에는 4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119%인 3억3221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지난달 31일에는 관악구 신림동 스위트캐슬 전용면적 30㎡가 127.9%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10월 경매된 전국 빌라 경매 중 최고 낙찰가율로, 감정가보다 7500만원 높은 3억4400만원에 매각됐다.
오피스텔과 빌라 경매 시장의 지표가 개선된 데는 최근 정부의 비(非)아파트 지원 정책 지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8·8 부동산 대책’에서 전용 60㎡ 이하 신축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기간을 연장하고, 빌라에 대해서도 취득세 감면 등의 정책 지원을 확대했다.
반면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은 고금리와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으면서 매물이 쌓이는 분위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80건으로 9월(169건)보다 2배 이상 급증한 반면, 낙찰률은 41.3%로 9월(45.6%)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오피스텔 시장은 수도권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경매 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향후 금리인하가 가시화돼야 수요가 더욱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빌라는 비아파트에 대한 활성화 대책 영향으로 수도권 신축급 빌라에 수요가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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