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국내 배터리 주요 소재인 양극재 수출액과 수출량은 각각 6억4100만 달러와 1만8762톤(t)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19.7%, 29.3%씩 증가한 수치다.
양극재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로는 43% 줄어들었다. 그러나 양극재 수출액이 급감했던 지난해 12월보다는 증가했고, 업황 둔화가 시작됐던 작년 상반기 말 수준으로 회복했다. 고객사들이 올 1분기부터 재고 확보에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작년 4분기에는 고객사들이 배터리셀·양극재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두고 구매 시점을 늦췄다. 광물 가격 변동분이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양극재 판가(판매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배터리셀·소재사들이 광물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악화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니켈과 리튬은 전년에 비해 50%, 90%씩 떨어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53.7% 감소한 3382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4분기 각각 영업손실 1224억원, 737억원을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20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는 올해 들어 광물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부정적 래깅 효과에 따른 실적 충격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양극재를 구성하는 니켈과 리튬의 가격이 추가 하락하지 않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1t당 1만6175달러로 전월평균 대비 0.52% 올랐다. 리튬값도 안정되고 있다. 탄산리튬은 전월대비 2.31% 오른 ㎏당 88.5위안화를 기록 중이다.
니켈에 이어 리튬 업체도 감산에 들어가면서 업계에서는 당분간 광물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소폭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HP, 글렌코어, FQM, IGO 등 주요 니켈 업체는 공장 가동을 멈추며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정제련 생산능력이 급격히 팽창해, 공급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리튬 공급 과잉을 주도하던 중국의 톈치리튬과 야화는 생산량을 줄이며 수익성 재고에 나섰다. 중국 1·2위의 간펑리튬과 톈치리튬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약 7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국내 한 소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리튬 기업의 실적이 악화해 중국 정부 차원의 리튬 감소 기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리튬 가격도 안정세에 들어서, 양극재 및 배터리셀 판가도 점차 회복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