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글로벌 업체들과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미국 GM과 25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2일에는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합작법인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 솔루션(PPES)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LG화학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PPES는 일본의 선도적인 배터리 제조사로, 도요타를 포함한 여러 글로벌 OEM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통해 일본 시장에서도 새로운 고객을 확보했으며, 2026년까지 PPES 공장에 양극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LG화학의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GM과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2035년까지 최소 24조75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GM에 공급하게 된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며, 배터리의 수명과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분류된다.
LG화학이 공급하는 양극재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로, 니켈 함량을 90% 수준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안정성을 강화한 알루미늄을 적용해 안정성과 출력을 높였다. GM은 안정적인 양극재 물량 확보가 필요하며, LG화학의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착공한 테네시 공장은 연간 6만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며 미국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LG화학은 이 공장이 미국 중동부에 위치해 있어 고객사 납품과 원자재 수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향후 운영 효율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도화된 소성 공정 설계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화학은 GM과 도요타 등 주요 완성차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테네시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도요타와 2조9000억원 규모의 북미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적 파트너십은 LG화학의 시장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LG화학은 테네시 공장에서 고객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테네시 공장은 LG화학과 고려아연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가 울산에서 생산한 전구체를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LG화학은 최근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분리막에 대한 투자를 축소했고, 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는 오는 2026년 양극재 연산 목표치를 기존 28만톤에서 20만톤으로 조정했으며, 올해 출하량 목표도 40% 증가에서 20% 증가로 낮췄다. 이러한 조정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PPES의 차세대 배터리 프로젝트에 양극재를 공급하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LG화학의 차별화된 제품 및 공정 기술과 공급망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글로벌 협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는 LG화학이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