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 구속력 있는 협회가 아닌 만큼 최종 거취는 정몽규 협회 회장의 손에 달려 있다.
14일 YTN 보도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 거취 문제 등 아시안컵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협회 임원회의에서 '경기인 출신' 협회 부회장과 임원들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 쪽으로 뜻을 모았다. 회의 이후 이석재 협회 부회장은 정 회장과 만나 임원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5일 열리는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개최 이후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결정 사항을 직접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싸늘한 여론에도 경질을 망설였다. 클린스만을 선임한 정 회장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부정적 여론이 확산할 경우 내년 1월 차기 협회장 선거에서 4선에 도전하는 정 회장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경질할 경우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도 문제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한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할 경우 관련 조항에 따라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그 금액은 70억원 안팎으로 클린스만 사단의 코치진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까지 더하면 80억원까지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천안축구센터 건립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거액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에 "2026년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겠다"며 팀에 남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감독이 자진 사퇴할 경우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