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오전과 오후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와 군 주요지휘관회의를 각각 주재하고 '선제 핵공격 위협' 등 고조되는 북한 도발에 대한 총력안보태세를 점검했다. 하루 전체를 안보 일정에 할애한 것으로 대통령실은 "현재의 안보상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으로 규정하고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가안보에는 국토 방위 및 국민 안전 수호라는 물리적 개념과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지키는 가치적 개념 2개가 있다"면서 "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민·관·군·경이 협력하는 국가 총력 대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군 중심의 전통적 '군사 안보'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치 안보'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 윤 대통령은 "가짜 뉴스와 허위 선전 선동으로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면서 대책 마련을 예고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정치 개입 의혹으로 위축됐던 '대북 심리전' 조직 강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앙통합방위회의는 적 침투·도발 등 국가안보 위협에 대비해 민·관·군·경의 주요 직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통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 회의다. 올해는 북한의 △장사정포 도발 △공항 등 기반시설 대상 사이버·전자기 공격 상황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실질 대응책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에는 '안보대비태세 점검 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해 육·해·공군의 군사 대비 태세를 보고 받았다. 윤 대통령은 "강인한 정신·전력에 입각한 강한 국방력과 대비태세야말로 북한 정권이 대한민국을 넘보지 못하게 하는 핵심 요체"라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단호하게, 강력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