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는 그동안 하나머니·하나페이를 통해서만 발급 가능했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하나은행 영업점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30일 출시했다. 다음 달 1일부터 국내외 결제 시 부족한 금액은 체크카드 결제 연결 계좌에서 자동환전 후 결제되는 기능도 추가된다.
기존 트래블로그 서비스인 △환율 우대 100%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ATM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은 그대로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국내 카페, 편의점, 생활비, 대중교통, 구독 결제 시 5%가 하나머니(최대 1만 하나머니)로 적립된다. 무료 환전 서비스의 원조로 불리는 트래블로그의 서비스를 대폭 확대해 토스뱅크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2022년 7월 출시됐다.
신한금융도 다음 달 14일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주요 서비스는 전 세계 30종 통화로 환전 시 100% 환율 우대와 해외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 환전 후 계좌 보유 잔액이나 재환전 시 특별금리 제공 등이다. 이외 신한금융은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상·하반기 각 1회) △일본 3대 편의점 5% △베트남 그랩(Grab) 및 롯데마트 5% △미국 스타벅스 5% 등 할인 혜택을 연회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요 금융 그룹들이 앞다퉈 새로운 외환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토스뱅크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그동안 '30조원' 환전 시장을 독점해왔다. 매매기준율을 기준으로 외화를 사고 팔 때 수수료를 받아왔으며, 환전 수수료는 은행들의 외환 부문 주요 수입원 중 하나였다.
그런데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외환 서비스를 출시하자, 외화통장 계좌 가입자 수가 출시 6일 만에 30만좌를 넘어서는 등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휴가철 여행객을 공략해 일정 기간 프로모션 성격으로 100% 환율 우대를 해주는 금융사들은 있었지만, 토스처럼 평생 무료 환전 수수료 정책을 내건 은행은 없었다.
시중은행들은 역마진을 우려하면서도 고객 확보 차원에서 상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입장에서 외환 수수료는 나름 중요한 수익원이고 역마진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다른 곳도 수수료를 포기하면서까지 한다니까 우리도 고객들을 빼앗길 순 없기 때문에 더 좋은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