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위 의혹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 측이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서 "검사 탄핵은 명백히 불가능한 각하 처분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이 검사의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정식 재판 전 준비기일인 탓에 당사자 출석의무가 없어 이 검사 본인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 검사 측은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검찰청법 등에 검사를 탄핵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없어 탄핵소추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김형욱 변호사는 "검사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는 법령상·입법 연혁상 명백히 불가해 각하 처분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청법 37조는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않는다'고 정하는데, 신분보장 규정일 뿐 탄핵 근거 조항이 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따라서 헌법과 헌법재판소법, 검찰청법 등에 검사를 탄핵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없어 탄핵소추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이 검사 측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절차상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검사 관련 비위 의혹이 직무 관련성도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반면 국회 측 대리인 김유정 변호사는 재판정에 참석하면서 "명백하게 헌법상의 탄핵 대상의 하나로 검사가 규정돼 있다"며 "탄핵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불법으로 일반인의 전과를 조회했다거나 리조트와 관련해 부당하게 편의 제공을 받았다거나 이런 점에 대해 공무원법상 성실 의무라든가 청렴 의무, 비밀누설 금지 의무 등을 위반한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장 전입, 범죄 기록 무단 조회, 처남 마약 수사 무마 등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가족들의 부탁을 받아 일반인의 전과 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고, 모 기업 부회장으로부터 리조트 특혜를 받은 혐의 등이다.
헌재는 국회 측에 탄핵소추의 근거가 된 비위 사실의 장소·일시 등을 특정하고, 필요한 경우 언론 보도 내용 외에 추가 증거도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헌재는 다음 달 26일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