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분기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이 개선된 배경에 대해 반도체와 같은 IT 경기 회복세에 발맞춰 개선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올해 역시 IT 회복을 중심으로 한 수출 성장이 성장률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5일 한국은행 별관 포디움 1층 기자실에서 열린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작년에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면서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이 2%대까지 많이 올라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4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이 정부가 예상했던 1.4%에 도달하긴 했으나 외환위기·코로나와 같은 경제위기상황을 제외하고 이례적으로 2%를 밑돈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신 국장은 "국내 성장률 하락 전망 중 가장 큰 부분은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국내 인구의 구조적 변화와 생산성 영향"이 있다면서 "또란 글로벌 경쟁 과열,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과 기후변화 등 이슈들 봤을 때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걸 완화하거나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하고 경제주체들도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국내 경제성장률 관련 주요 변수로는 중동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다시 거론됐다. 신 국장은 "이전 설명회에서 경상수지와 물가가 오르고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으나 유가가 의외로 70달러 대에서 움직이고 있어서 유가의 변동에 따라서 에너지 관련 수입 등이 크게 나타나진 않았다"면서도 "유가나 리스크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내수부진 속 국외소비지출(해외소비) 개선에 따른 민간소비 개선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가장 좋은 방향은 국내에서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용이나 생산 측면에서 훨씬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다만 "국내 소비든, 해외 소비든 민간 소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소득 수준 개선으로 해외여행 등 수요가 늘어나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민소득 확대에 맞춰 거주자 해외소비가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또한 "해외에 많이 나가면 연관 산업이 수혜를 볼 수도 있다"며 "팬데믹 기간 항공사들 영업실적이 악화됐는데 해외소비 개선으로 항공사 영업실적이 개선되는 부가적 효과가 있는 만큼 거주자 국외소비에 대해 좋거나 나쁘다라고 평가를 하긴 어렵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