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파죽지세로 치솟으며 시가총액 규모에서 은(銀)과 국내 증시를 앞질렀다. 가상자산 전체로는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수준까지 급등했다.
14일 글로벌 코인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시 30분 9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반락했으나 오전 중 다시 9만 달러를 회복했다.
이미 비트코인 시총은 1위 금(17조2930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7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1조79700억 달러)에도 바짝 다가선 상태다. 2∼6위는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다.
비트코인 시총은 국내 증시의 코스피(1975조원)·코스닥(342조원) 시총 합계인 2317조원도 넘어섰다.
가상자산 시장 전체 시총은 지난 12일 3조 달러를 돌파했고 이후 계속 급등해 이날 현재 3조1278달러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전체 가상자산 시장가치가 30%가량 상승하며 글로벌 유동성을 빨아들인 결과다. 이 수치는 2024년 IMF 기준 세계 8위인 프랑스 명목 GDP(3조1740억 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다.
비트코인의 상승세와 맞물려 알트코인도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다. 시총 2위 이더리움과 4위 솔라나의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3220달러, 220달러로 트럼프 당선 직전(2724달러, 186달러)과 비교하면 각각 18%씩 증가했다. 미국 대선 최대 수혜 코인이자 밈코인 대장주인 도지코인은 3배가량 치솟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를 터치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1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트럼프 당선자의 재집권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과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각이 호재로 꼽힌다. 여기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 H.C.웨인라이트의 마이크 콜로니즈 애널리스트는 "올해 말까지 긍정적인 정서가 지속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도 "랠리가 이제 막 시작했다"면서 "연말까지 12만5000달러, 내년 말까지 20만 달러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