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와 회장이 잇달아 보유 지분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다른 중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소식도 전해지면서 최근 연달아 급락한 중국증시에 모처럼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24일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차이충신 알리바바 회장이 최근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대폭 늘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에서는 마윈의 매입 규모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았으나 뉴욕타임스(NY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마윈은 지난해 4분기 홍콩증시에서 5000만 달러 상당의 알리바바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알리바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임명된 차이충신 역시 지난해 4분기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을 1억5100만 달러어치 사들인 것으로 미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이 소식으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8% 가까이 오른 74.02달러에 마감했고, 홍콩증시에서도 장중 6% 이상 급등 중이다.
알리바바가 중가이구(中概股, 해외 증시 상장 중국 주식) 중 시총 1위인 만큼 영향력이 컸다. 이날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빌리빌리, 왕이(넷이즈), 징둥, 웨이라이자동차, 바이두, 샤오펑, 핀둬둬 등 다른 중국 주식들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창업자가 지분을 늘린 건 그만큼 기업의 미래 성장, 경영진 및 전략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후발주자인 핀둬둬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로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분사 계획을 철회하는 등 위기에 직면하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왔다. 마윈은 지난해 11월 약 1조1550억원 상당의 알리바바 지분 1000만주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알리바바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3대 주가지수가 전부 4~5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고, 홍콩항셍지수도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증시가 크게 흔들리자 당국이 주가 부양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국은 중국 국유기업의 해외 계좌를 통해 2조 위안을 조달, 증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3000위안 규모의 펀드 조성을 통한 주식 매입에서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들도 자사주 매입 계획을 전하며 주가 부양에 힘쓰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롄서에 따르면 전날 밤 기준으로 웨이얼반도체, 퉈방전자, 쳰팡과학기술 총 14곳 기업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연이은 주가 부양 소식에 중국 증시는 개장 직후 상승하다 다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