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올해 1분기(1월~3월) 가계대출 문턱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대출 상품에 이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에 대해서도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시행됨에 따라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권 경쟁에 따라 대출 태도가 소폭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금융기관 대출 행태 동향 및 2024년 1분기 전망'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5로 4분기보다 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5일까지 은행 18곳 등 국내 204개 금융기관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출태도지수는 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금융기관이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취한다는 뜻이고 이보다 낮으면 대출을 까다롭게 취급한다는 의미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중 주택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 마이너스(-14)에서 1분기 3으로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위원회가 대환대출 인프라 범위를 주담대와 전세대출로 확대 적용하면서 금융기관 간 경쟁이 본격화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반 신용대출을 비롯한 가계 일반대출 관련 태도는 4분기 0에서 올 1분기 3으로 소폭 완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1분기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 연속 동일한 수준(31)을 이어갔으나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대기업 신용위험지수 역시 6으로 전분기(3)보다 악화됐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와 동일한 28, 가계부문 신용위험지수도 전분기(31)보다 하락하긴 했으나 28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업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지난 2021년 0.3% 수준에서 2023년 9월 0.76%까지 상승했고 숙박음식업 중소기업 연체율 또한 오름세"라면서 "가계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등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올 1분기 가계 대출수요는 경기회복 지연과 고금리 등 영향 속 중립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주택대출의 경우 분양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기업대출 수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건설 및 부동산PF 관련 업종의 부실우려 증대에 따른 회사채 시장 양극화 우려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