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지난해 중국 수출이 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보인데다, 디플레이션(경제 둔화 속 물가 하락) 우려까지 더해지면서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외국인은 4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난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30억32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3억52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33억84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가운데 1400개 종목이 상승, 3513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보합을 기록한 종목은 178개였다. 반도체·자동차·여행·증권 등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 보였고, 은행·석유 관련주는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중국 수출액(달러기준)은 3036억2000만 달러(약 399조1085억 원)로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전달(0.5%)과 시장 전망(0.9%)을 모두 크게 웃돌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수입액도 0.2% 늘어난 2282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달(-0.6%)과 시장 전망(-0.5%)을 뛰어넘으면서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연간 수치로는 수출입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누적 수출액은 3조3800억 달러, 수입액은 2조5568억 달러로 각각 4.6%, 5.5% 줄었다. 중국 연간 수출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같은 달 물가지수도 개선되긴 했으나 디플레이션 우려를 지우지 못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전달(-0.5%)보다 개선되며 시장 전망(-0.7%)을 웃돌았으나 3개월 연속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2.7% 하락하며 전달(-3.0%)을 웃돌았으나 15개월 연속 마이너스 국면에 머물렀다.
춘제(중국의 설)를 앞두고 소비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추가적인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소비가 설 연휴 동안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가계 지출을 늘리고 디플레이션 압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5거래일 만에 훈풍이 불었던 홍콩 증시도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재차 하락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35% 밀린 1만6244.58으로 이날 장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