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민경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30일 자진 사퇴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민 위원은 이날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비대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당연직 2명, 지명직 8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민 위원은 지명직에 포함됐다. 하지만 명단 발표 직후 민 위원이 과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노인 비하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민 위원은 지난 10월 한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며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극단적인 표현을 했지만, 새로운 세대가 올라와서 자연스럽게 선배들을 밀어내야 한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담론상의 30·40대를 끌어들여 '386 너희가 이야기하는 건 다 허접한 거야, 우스운 거야' 이렇게 밀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지금 안 올라온다"고도 했다.
대한노인회는 같은 날인 28일 김호일 회장의 성명서를 통해 "세계 경제 10대 경제강국의 기초를 다진 유공자들이신 노인세대에게 빨리 돌아가시라는 망언을 한 것은 얼마 전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망언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0만 노인세대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노인들 빨리 돌아가라'고 망언한 민경우 소장을 즉각 사퇴시키라"고 요구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튿날인 29일 오전 김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민 위원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사과했다. 일각에선 한 위원장이 빠르게 사과하면서 민 위원의 사퇴가 없을 수 있다고 봤지만, 결국 자진 사퇴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