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취임 일성으로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야권과 대척점에 서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내년 총선 지역구·비례대표 불출마'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여권 승리를 위한 헌신을 다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오늘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실천하겠다.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 오직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미래만 생각하며 승리를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년간 386이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 드는 운동권, 특권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여권 승리를 위한 헌신도 약속했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지 않은 채 방탄 국회로 비난을 사는 이 대표를 겨냥, 국민의힘 총선 출마자들에게 불체포 특권 포기 각서를 받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지만, 그 승리의 과실을 가져가지는 않겠다"며 "여기 계신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약속을 어기는 분은 즉시 출당 등 강력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수락 연설'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풀어야 할 난제는 많다. 당장 28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이른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 그를 기다린다. 이와 관련, 한 비대위원장은 수락 연설 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총선을 위한 악법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당에서, 원내에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선 충분히 보고 받고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직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것은 아니다. 최대 15명인 비대위원 인선이 끝나야 한다. 한 비대위원장은 늦어도 오는 29일까지 비대위원 임명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