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침체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전반적으로 시들해긴 했지만,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두고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마지막까지 치열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공격적인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나선 포스코이앤씨가 ‘전통 강자’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정비사업 1위 타이틀을 최초로 거머쥘 지 주목된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3일 공사비 2830억원 규모의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총 4조5988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달성, 창사 이래 도시정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방배 신동아 재건축과 신당8구역 재개발, 송파 거여4단지 리모델링 등 재개발·재건축 10건, 리모델링 6건 수주를 따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안산주공6단지 수주에 실패했다면 현대건설이 전통강자 자리를 지켰겠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연말 대형 수주에 성공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지막까지 정확히 집계해봐야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건설업계 침체로 전반적인 도시정비 수주는 시들해진 분위기다.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수주 금액은 총 17조5267억원 규모다.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 40조3051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9조3395억원)과 GS건설(6조2884억원), 대우건설(5조2759억원)이 5조원을 돌파했고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도 4조원대를 넘겼다. 하지만 올해는 1~2위를 다투는 중인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조차 4조원대에 머물렀고, 나머지 8개사는 전부 3조원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위축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선별수주 기조가 퍼지며 서울 노른자 지역에서도 수주전이 사라지기도 했다. 지난달 노량진1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건설사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고,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은 대우건설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가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급등하고 금리가 오른 후로 이전처럼 출혈경쟁을 하는 분위기는 사라진 지 오래"라며 "건설사들도 사업성을 더욱 철저히 따져 선별수주하고 공사비가 낮게 책정된 곳은 잘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내년까지도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건설투자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될 경우 건설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