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대 정비사업 수주전으로 꼽히던 노량진1구역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으며 유찰됐다. 이날 여의도 공작아파트 시공사 선정 입찰 역시 대우건설의 단독참여로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공사원가 상승,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서울 노른자 지역의 경우에도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까다롭게 따지며 선별수주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노량진1구역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이날 마감인 시공사 선정 입찰은 참여사 부족으로 유찰됐다. 노량진1구역 조합 관계자는 "당일 중으로 시공사 선정 재입찰 공고를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GS건설은 과열경쟁으로 조합으로부터 여러 차례 경고를 받기도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당하게 2회 경고를 받고 소명기회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500억 보증금을 납부하면서 입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추후 조합 측이 경고를 취소하고 공정한 입찰환경이 보장되면 당연히 입찰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량진1구역은 공사비 1조원이 넘고 총 2992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으로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혀왔다. 전체 9100가구 규모 노량진뉴타운 가운데서도 규모가 크고 입지가 좋아 대장주로 평가받는다.
건설사들이 시공사 입찰을 외면한 데는 공사비 문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3.3㎡당 공사비로 695만원을 제시했다가 730만원으로 올려 책정했지만, 고급화 등을 요구한 조합의 사업조건에는 여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부터 조합에서 요구한 조건들을 고려했을 때 사업성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기존에 참여가 유력했던 회사들이 공을 들여 놓은 곳이라 다른 회사가 들어간다고 승산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한 여의도 공작아파트도 대우건설이 지난 9월 1차 입찰에 이어 단독으로 참여하며 유찰됐다. 두 차례 유찰될 경우 시공사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어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추후 대우건설과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추후 조합과 신탁사에서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데 따라 시공사 선정 시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는 현재 시공사 선정 절차가 중단된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제치고 '여의도 1호 재건축' 타이틀을 달게 될 전망이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21-2번지 일대 구역면적 1만6929㎡에 지하 5층∼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3개동 57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