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최근 정부가 단행한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대해 수도권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9·19 합의를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가 보기엔 많지 않을 것 같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9·19 합의는 굉장히 불리한 합의"라며 "일부 효력 정지는 합의 중 우리가 감시 정찰 활동을 못 하도록 한 것을 다시 할 수 있게 복원한 게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가 한반도 군사 위기를 조장한다는 지적에는 "북한을 향해 총 한 방 쏘는 게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순수 방어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누가 대화를 제의하고 어느 쪽에서 거부하고 있는지는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담대한 구상'을 통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여러 의료 지원 등을 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해두고 있지만, 북한은 이런 제안을 설명하기 위해 회담을 하자고 해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실장은 한·일·중 정상회의 성사 가능성과 영국·프랑스 순방 성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조 실장은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선 "연내는 아니더라도 (성사)되지 않겠는가 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에 대해선 "한·일·중 정상회의를 먼저 하고 나서 아마 그다음 수순으로 저쪽에선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불발된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도 이걸로 큰일을 만들거나 한·중관계를 흔드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건 원치 않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조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순방에 대해선 "한국이 일본, 중국 못지않게 영국의 중요한 파트너가 된, 한 획을 긋는 방문"이라고 평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프랑스 순방에는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정상들은 안 왔지만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교섭을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에 있어서는 여전히 추격자 입장이라고 생각되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대통령이 무려 150개국 이상 정상과 회담을 하며 많이 추격했다. '한 번 해볼 수 있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