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일부 인력이 평택으로 이동한다.
삼성전자는 평택시로부터 지난 6~7월에 걸쳐 P4 페이즈(Ph)1의 생산라인인 팹동과 복합동 일부 구역의 임시사용승인 허가를 받았다.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후부터 설비 반입이 가능하다. 복합동은 통상 일반 사무실이나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가스 등 유틸리티 시설로 활용된다. 최근에도 설비 세팅을 위해 인력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력 이동은 추가된 생산라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P4 Ph1의 마감 공사를 수주한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의 계약기간은 내년 2월 28일까지다. 이에 따라 이 시기에 대규모 인력이 이동될 가능성도 높다. 필요 인력을 신입으로만 채우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가 선단 공정 전환에 주력하는 이유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레거시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등 세트 기업들이 즐비한 중국은 삼성전자의 주요 시장이지만, 지난 수년간 미국의 견제를 받자 자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반도체 육성에 힘을 쏟으면서 삼성전자 제품의 채택률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자국 메모리를 탑재하는 세트 기업들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삼성전자 등 기존 메모리 강자들의 점유율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반도체 웨이퍼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D램 생산용량 비중은 2022년 4%였지만 올해 11%까지 급증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D램 생산능력(캐파) 비중이 내년 말까지 1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프로세싱에 사용되는 메모리 칩 D램 생산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앞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증가가 레거시 제품보다는 주로 선단 공정 기반의 고용량, 고사양 제품에 의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구공정 기반의 DDR4, LPDDR4의 비중을 줄이고, 서버향 128GB 이상 DDR5 모듈, 모바일 PC 서버향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